이런 목표는 프로토 타입의 에어로다이내믹과 완벽한 경량형 구조의 모든 요소들에 반영됐다. 그러나 이런 목표를 특별하고 깊이 반영하고 있는 것은 최첨단의 에너지 복구와 구동 시스템 기술이다. 이런 기술들은 양산형 모델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즉, 레이싱 카는 포르쉐의 가장 ‘빠른’ 실험실인 셈이다.
개정된 세계 내구 레이스 챔피언십의 규정은 포르쉐 엔지니어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선사했다. 엔지니어들은 이를 계기로 굉장한 창의성을 발휘하고 비범한 솔루션을 내놓았다. LMP1-H 카테고리의 차량 성능을 일차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랩 당 허용된 연료량이었다. 또한 최소 한 가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야만 한다. 한편, 시스템 타입과 회생 에너지의 저장 방식은 자유이며 엔진 디자인과 배기량에도 제한이 없었다.
포르쉐는 평범하지 않은 방법을 택했다. 바로 919 하이브리드에 두 개의 다른 회생 시스템을 장착한 것이다. 첫 번째 시스템은 비교적 전통적인 방식으로, 918 스파이더와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제동 단계에서 프런트 액슬에 연결된 발전기가 운동 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시킨다. 두 번째는 방출되는 배기가스의 열역학 에너지를 이용한 것으로서 스포츠카 세계 챔피언십의 세계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여기서 추가적인 터빈 발전기 유닛이 일명 웨이스트 게이트의 역할, 즉 제어 밸브의 역할을 담당해서 압력이 정점에 달하기 전에 대기 중으로 빠져나가게 함으로써 터보 시스템이 과부하 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 모터 발전 유닛(MGU-H: motor generator unit – heat)에서 앞서 배출된 배기가스 에너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성한다. 이로써,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는 제동 시 에너지를 회생시킬 뿐 아니라 풀 스로틀로 달릴 때 발생하는 잉여 에너지까지 회수하는 LMP1-H 클래스 내 유일한 레이싱 카가 됐다.
이 두 가지 시스템은 변환된 운동 에너지와 열 에너지를 이용해 수랭식 리튬-이온 배터리에 에너지를 보낸다. 포르쉐는 내부 동력 발전으로 독자적인 길을 택했다. 이 최첨단의 저장 매체는 파트너사인 A123 시스템의 셀 기술에 기초한 것으로서 대용량의 저장 용량과 높은 전력밀도를 결합한 것이다. LMP1의 기술 디렉터인 알렉산더 히칭어(Alexander Hitzinger)는 이를 빠른 입력과 출력 사이에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가속 단계에서 배터리는 에너지를 프런트 발전기에 보내고, 이 발전기는 단일의 전기 모터로 작동하며 디퍼렌셜을 통해 프런트 휠을 구동시킨다. 한편, 연소 엔진은 리어 휠에만 동력을 제공하며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는 일시적으로 사륜 구동으로 작동한다.
LMP1-H 레이싱 카는 랩당 회생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과 부스팅을 위해 재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제한되어 있다. 규정에 따라 2~8 메가줄(MJ)의 범위가 네 가지 클래스로 나뉜다.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는 6메가줄 카테고리에 속하는데, 올 시즌 WEC에서 이를 능가하는 참가자는 없다. 르망의 13.629km ‘24시 서킷’에 적용해보면, 6MJ(1 MJ=0.28kWh)를 보았을 때 프로토 타입 차량이 랩당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는 정확히 1.67kWh가 된다. 레이스는 총 360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뉴 919 하이브리드는 총 601.2kWh를 사용하게 된다. 이 정도의 전력이면 60와트 전구를 10,000시간 이상 켜놓을 수 있다. 또 다르게 표현하자면, 포르쉐의 LMP1 하이브리드가 르망 경기에서 회생하는 에너지의 양은 오늘날 가장 효율적인 컴팩트 전기차로 알려진 폭스바겐 e-골프가 4,733km를 주행할 수 있는 수치다. 대략 뉴욕과 LA사이의 거리다.
포르쉐는 연소 엔진에 대해서도 평범하지 않은 컨셉을 선택했다. 포르쉐는 소형화 전략의 선구자다. 4기통 엔진은 상대적으로 작은 용량 (2리터)에 모노-터보차징, 4-밸브 기술과 연료 직분사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V형 배열 덕에, 가벼운 중량과 컴팩트한 사이즈, 강도 높은 구조, 높은 출력과 열역학적 이점을 이상적으로 갖추고 있다. 규정에 따른 연료 소비량은 운전자가 랩당 부스팅에 사용할 수 있는 전기 에너지 양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500 마력 이상의 출력을 갖춘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의 휘발유 엔진이 르망의 6MJ 클래스에서 소비할 수 있는 연료량은 단 4.79리터다. 동일한 주행성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소비량은 작년에 비해서 30%나 줄었다.